프롤로그
- Written by Morningdew -
[똑똑~!!]
<<들어오세요~ >>
문이 열리고 40대 중반의 그녀가 단정한 옷차림으로 들어온다.
사무실 분위기를 살피던 그녀의 눈길이 문 옆에 자리잡은 선생님께 멈춰지며 말을 건넨다.
[저, 동화구연 교사를 채용하신다고 해서 왔는데요...]
<<아, 녜... 저 안쪽으로 가시면 팀장님 앉아 계실 거예요. 들어가시면 됩니다.>>
구두 소리를 또각이며 걸어가 앉은 그녀와 몇 마디 주고받던 팀장은 그녀 앞에 책 4권을 건네며 웃는다.
[동화구연 경력은 있으세요~?]
<<녜, 과정 전부 수료하고 동화구연 대회에 나가서 수상한 경력도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 키우면서 동화책 열심히 읽어주기도 했구요... >>
[이 책 4권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 고르셔서 구연 한 번 해 보시겠어요? 5분 동안 읽어보시구요~]
<<녜~? 5분만에요??>>
[그 정도 시간이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현장에서는 책을 보는 즉시로 구연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요?]
[그래도 5분은 쫌... ]
<<동화구연 대회에서 수상하신 경력이면 어렵진 않을 겁니다. 평소에 하던대로 편안하게 하시면 됩니다.>>
그녀의 얼굴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구연대회에 나갈 때는 구연할 대본을 보고 또 보고, 연습하고 또 연습하기를 거의 한 달 가까이 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보지도 못했던 책들을 던져주며 5분만에 구연을 해 보라니... 어떡하란 말인지...
그러면서도 그녀는, 이 4권의 책 중에서 좀 더 쉽게 구연할 수 있는 것은 어느 것일까를 재빠르게 재고 있었다.
그런데, 저 영어책은 뭐란 말인가? 영어로 동화구연을 하라는 것인가?
영어로 하는 것이 아니라면 제일 만만하고 쉬워보였다. 눈치를 살피던 그녀는 팀장에게 물었다.
[저... 그런데, 저 책들 중에서 영어로 된 저것은 꼭 영어로만 구연해야 하나요?]
<<아, 아닙니다. 영어로 하셔도 되고 우리말로 해석해서 하셔도 됩니다. 자유롭게 하세요.>>
순간, 그녀는 자신감이 솟았다. 저 정도쯤이야... 구연대회에서 수상한 자신감을 떠올리며 그 책을 집었다.
허락된 5분이 지난 후, 그녀는 팀장을 향해 또박또박 말했다.
[이제 구연을 해 보겠습니다.]
<<아, 녜... 준비 되셨어요? 자, 시작해 보세요. 편하게 하시면 되요~ >>
[흠, 흠... 그럼, 해 보겠습니다.]
목소리를 가다듬던 그녀는 구연대회에서 수상한 실력으로 저 어린 팀장을 놀라게 하겠다는 결심까지 했다.
자신감에 찬 그녀의 구연하는 모습은 팀장은 물끄러미 쳐다볼 뿐이었다.
[숲속에 다람쥐가 있었어요. 다람쥐는 펄쩍 뛰었답니다~
그런데, 다람쥐가 보이지를 않았어요... 어디에 숨어 있을까요? 버섯이 보이네요. 버섯 속에 숨었나봐요~ 우리 어린이들, 다람쥐가 어디에 숨었는지 찾아볼까요?]
열심히 나름 번역해서 구연하는 그녀에게 팀장이란 사람이 말했다.
<<녜, 거기까지요~ 됐습니다~>>
[아, 떨려서 잘 안되네요... 그런데, 이런 영어책으로도 동화구연을 하나요?]
<<그럼요, 선생님께서 만약에 유치원에서 일을 하신다면 충분히 이런 상황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영어책이든 우리말 책이든 읽어달라며 책을 들고 선생님께 올 수 있지요.
그럼, 그 때는 어떻게 대처하시겠어요? 아이들이 얼마나 똑똑한 줄 아십니까?
표현을 하는 게 서툴러서 그렇지, 누가 자기를 진짜로 사랑해 주는 선생님인지,
또 누가 책을 재미있게 읽어주는 선생님인지 정확히 알죠.
진짜진짜 재미없게 책을 읽어주는 선생님은 안 좋아해요~ ㅎㅎㅎ~ >>
책 4권은 다 다른데, 학우님은 어느 책을 선택해서 동화구연을 하고 싶으세요?
동화구연의 기초를 공부하지 않은 상태에서 학우님이시라면 이 책들을
어떻게 읽어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세요?
여기에서 잠깐, [동화구연의 일반적인 생각들을 알아보도록 할까요?}
다음 질문들을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1. 동화구연은 목소리가 예쁜 사람이 하는 것 아닌가?
2. 동화구연은 목소리를 과장하거나 성대모사를 하는 것 아닌가?
3. 시청각 매체가 발달한 시대에 굳이 사람이 애써서 이야기를 들려줄 필요가 있는가?
4. 동화구연을 많이 들으면 자기 혼자서는 책을 읽지 않으려고 하지는 않을까?
1번 - 동화구연은 예쁜 목소리만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목소리가 꾀꼬리처럼 예쁘고 가느다랗고 부드러운 사람만 가수가 되는 것이 아니듯이
동화구연도 똑같습니다. 오히려 허스키 보이스가 더 매력적일 수도 있습니다.
2번 - 동화구연은 단순히 목소리를 과장하거나 성대모사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너무 과장되고 절제되지 못하는 목소리로 동화구연을 하게 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때도
있습니다. 성대모사를 하되 과장되거나 무질서하면 좋은 구연이 될 수 없습니다.
3번 - 시청각 매체가 발달했지만, 함께 맞닿으며 호흡하면서 느낄 수 있는 자연적이고
인간적인 감정교류를 시청각 매체로는 절대로 충족시킬 수가 없는 것이죠.
4번 - 동화구연을 많이 들으면 자기 혼자서는 책을 읽지 않으려 한다구요?
천만에요~! 처음 어느 정도 기간 동안은 아이는 구연을 해주는 대상을 몇 번이고 자꾸만
반복해서 보고 싶어 합니다. 이것은, 모방하려는 본능이며, 자꾸 보면서 그대로 따라하려
하기 때문에 부모님의 눈에는 혼자서는 책을 읽지 않으려고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요.
아이들이 자꾸 똑같은 책을 들고 와서 읽어달라고 하면, 부모들은 짜증이 나기 마련이죠.
하지만, 이럴 때에는 귀찮아하지 마시고 꼭 읽어주시는 게 좋습니다. 읽을 때마다 다른
패턴이면 가장 좋죠. 아이들이 한 가지가 어떻게 다변할 수 있는지 경험하게 되니까요~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아이는 한 쪽에 조용히 앉아서 엄마나 선생님의 흉내를 내며
글자도 모르는 책이라도 혼자서 중얼거리며 읽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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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동화 구연 수료 과정은 대략 이렇습니다.
동화구연의 개요와 정의 / 교육적 가치와 의의 / 구연의 기본 요소 /
아동문학과 동화 구연 / 동화구연의 역사 / 구연동화를 위한 개작 /
구연을 위한 기법과 기술 (호흡법, 성대모사, 동작언어)
순서는 가르치는 단체나 강사에 따라 바뀔 수는 있지만, 거의 이러한
내용들을 다루고 실전에 들어갑니다.
이제부터 올리는 제 글의 순서도 이런 내용이 담길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덧붙인다면...
동화구연의 이론이 끝나면, 동화구연과 가베를 믹스해서 활용하는 방법과
명작, 전래, 창작, 자연 동화에서 동화구연을 어떻게 응용하여 활용하는지를
간단히 짚고 넘어가려 합니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가보시면, 가장 흔히 보실 수 있는 것이 가베입니다.
몬테소리 교구를 갖추어놓은 곳도 있구요. 교구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프뢰벨 선생이 만든 ‘가베’ 혹은 '은물(신이 준 선물이라는 뜻으로 Gift)'이죠.
준가베까지 하면 더 좋구요. 가베에 대해서는 글 올리는 중에 따로 자세히
말씀드릴게요.
자, 그럼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해 볼까요~?
다음 장을 기대해 주십시오. 이제부터는 조금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열심히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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