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와 지난 주에 Buren이라는 곳에 위치한 박물관에 다녀왔다.
집에서 출발할 때부터 안개가 있기는 했었는데,
이렇게 하루종일 안개낀날이 계속될 줄은 몰랐다.
할아버지께서도,
겨울에는 가끔 이런날씨인데, 한두시간 후면 다시 괜찮아지곤하니까 오늘도 그럴꺼라고 하셨었는데...
이 날은 하루종일 바로 앞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있었다.
네비게이션도 없이 다니는 길이어서
천천히 운전하면서 다녀왔는데,
어찌나 조마조마 하던지~~
이 나라도 이런날씨에 빨리가라고 빵빵거리는 넘이 있기는 하던데..
이 박물관은 군인관련된 박물관인 것 같다.
건물은 아주 예뻤는데, 안개에 가려서 제대로 보이질 않았다.
바로 앞에서 사진을 찍었는데도 뿌옇게 모습을 나타내지가 않으니..
입구에서 표를 사면서 부터 할아버지께서는 한국관련자료가 전시되어 있는 곳이 어디냐고 물으셨다.
항상, 군사관련박물관에 가면 물어보는 질문이시다.
그리고, 제일먼저 그 곳을 확인하신다.
이 곳도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작은 부스(?)하나에 한국전쟁관련된 물건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그 부스위에 태극기가 걸려있었는데...
아마도, 한국전쟁 당시에 누군가가 손으로 그린 것이 아닐까하고 추측이 되는 태극기 였다.
밑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적당히 색을 칠한 것이 보였다.
더러워지기도 했고, 태극무늬 색깔도 안맞고, 한쪽 귀퉁이는 찢어진 채로 걸려있는데,
그 태극기를 바라보면서
왜 그렇게 가슴이 싸~~~ 한지...
그 박물관을 돌아본 후에
박물관 사무실에 들려서 태극기를 바꿔주고 싶다는 말을 전했다.
박물관 측에서는 저 태극기도 역사의 일부분인데, 구지 그럴 필요가 있냐고~~
나는 당신말이 맞고, 이해는 하지만 내가 저 태극기를 보니까 너무 슬픈마음이 든다고...
그래서,
지금 금방은 아니지만 한국에 다녀오면서 다른 태극기 갖다가 바꾸기로 약속하고 돌아왔다.
그 위에 걸려있던 태극기는 그 밑의 부스안으로 전시해 달라고 부탁을 해야 겠다.
나는 1월이나 되어야지 한국에 다녀올텐데,
그 전에라도 태극기를 구해서 바꿔주고 싶은 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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