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태도 변화와 지속적인 관계를 이끌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광고를 이용하여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도하고자 한다. 광고는 기업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광고주에 의해 지불된 매체를 통해 전달되는 설득 메시지로서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며 기업의 중요한 마케팅 전략의 한 형태로 매출증대 및 인지도 향상에 있어 광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단순한 음료인 커피는 이제 이상 단순한 음료가 아니다. ‘커피 한잔하자’라는 일상의 말은 커피 한잔의 의미가 아니라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고자 하는 커뮤니케이션적인 인간관계나 사회관계를 의미한다. 즉, 문화적 가치가 반영된 메시지는 의미를 통해서 특정 사회 속 문화화를 가속시킨다. 커피광고는 단순히 커피를 판매하기 위한 기업의 이윤추구만을 위해 존재하는 단순한 소비재 메시지가 아니다. 제품이나 서비스, 브랜드에 상징적 가치를 부여해서 광고를 집행하는 주체의 광고 목표나 마케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텍스트로서의 기능뿐만 아니라 한 사회의 문화적 상징체로서 존속하게 된다. 여기에서는 요즈음 TV에서 방송하는 세 가지 커피 광고에 대하여 얘기 해 보려고 한다.
1) 프리미엄 그릭커피 ‘이카리아’(2021년 4월 TV광고)
가수 부활의 박완규와 김태원이 출연한 이 광고는 박완규가 이카리아 커피를 찾기위해 이카리아호(배)를 타고 떠나는데서 시작한다. 도착한 이카리아섬에서 박완규는 찰랑이는 긴 머리를 휘날리며 그릭커피를 만들고 있는 김태원을 마주하게 되고, 서로 이카리아 커피를 차지하기 위해 옥신각신 한다.
결국 박완규가 이카리아 커피를 차지해 마시게 되지만, 김태원은 이카리아 커피를 뺏기지 않기 위해 박완규를 향해 총을 쏜다. 김태원은 박완규를 향해 여러 발 총을 쏘지만 박완규는 죽지 않고 계속해서 살아난다. ‘죽음을 잊은 섬’이라고 불리는 그리스 이카리아 섬 사람들의 장수 비법인 이카리아 커피를 마셨기 때문이다.
총을 맞으면서 박완규는 본인의 대표 곡인 천년의 사랑을 개사한 ‘천년의 커피, 이카리아’ CM송을 계속해서 부르짖는다. 결국 총알이 다 떨어진 김태원은 당황하고, 결국 박완규는 ‘이카리아 때문에’를 크게 외치며 부활한다.
인간은 누구나 무병장수를 원한다. 단순히 오래사는 것이 아니라 젊음이 지속되는 삶을 꿈꾸는 것이다. ‘이카리아’는 그리스의 아름다운 섬 이카리아에서 착안한 이름으로, 세계 5대 장수촌 중 하나이다. 이카리아섬의 장수 비결 중 하나가 바로 그릭 커피이며, 동아오츠카의 '이카리아'는 이 기적의 선의 커피 추출 방식을 이용했다고 한다. 음식은 환경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 특성이 있는데, 이 광고는 장수섬이라는 환경과 커피, 그리고 총을 맞아도 죽지않고, 계속 부활하는 사람을 통하여 인간의 꿈(무병장수)을 실현시키기 위한 열정을 표현한 것 같다. 그리고 박완규가 계속 부르짖는 ‘이카리아’가 커피가 아니라 보약이고, 저 보약을 사 먹고 오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광고이다. 아마도 저 커피를 계속해서 마실 식습관이 생길 것 같다.
2) ‘카누’(2020년 11월 TV광고)
이 광고는 <카누, EP1. 새로운 맛을 찾아서, EP2. 민트초코의 비밀, EP3. 놀라운 달콤함의 완성>으로 구성된다.
배우 공유가 배를 타고 새로운 맛을 찾아 모험을 떠난다. 그리고 한 섬을 찾았는데, 그 섬에는 달달하고 상쾌한 민트초코가 가득했다. 카누커피와 같이 한번 마셔보았더니 그 맛이 산뜻하고 달콤했다. 섬에서 돌아온 공유는 최상의 조합을 찾기 위해 밤낮으로 노력해서 카누의 깊은 향과 민트초코의 달콤함을 모두 담아 마침내 카누 민트초코라떼를 완성한다는 이야기이다.
민트초코라떼는 기존 인스턴트 원두커피 시장에 없던 새로운 맛이라고 한다. 광고에서 민트맛을 강조하기 위해 패키징이며 컵, 광고글씨까지 민트색으로 도배해 놓았다. 민트가 호불호가 갈리는 맛이기는 하지만, 특유의 상쾌하고 시원한 맛으로 인해 민초단(민트초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는 단어가 생겨날 정도로 민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있는 요즈음에 카누에서 시판한 민트초코라떼는 시대의 트랜드를 잘 반영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광고에서는 모델을 누구로 하느냐도 중요한데, 카누는 2011년 공유를 광고모델로 발탁한 이후 10년동안 한 모델을 통해서 광고를 하고 있다. 인스턴트 원두커피 시장이 주로 여성층인 것을 감안하면 모델의 선택도 탁월했다고 할 수 있다. 반듯한 이미지인 공유를 좋아하지 않을 사람은 없으니 브랜드 이미지와 선호도는 꾸준히 높아갈 것이다. 민트맛을 선호하지는 않지만 공유와 함께 한다는 생각으로 사서 마실 것으로 생각된다.
3) 맥심 모카골드(2021년 2월 TV광고)
기존의 커피 광고는 모델이 나와서 커피잔을 손에 들고, 창가에 서서 우아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없이 커피를 마시는 장면을 보여주곤 했었는데, 이번에 맥심커피믹스 광고는 우아한 것 보다는 활동적인 모습으로 다가왔다.
“돌아서면 밥, 돌아서면 밥, 돌아서면 잠깐 커피타고 쉬어가자.
당신의 하루에 휴식을! 맥심 커피믹스!
리듬타고, 커피타고, 커피타고 쉬어가자 당신의 하루에 휴식을! 맥심 커피믹스!
한번 더 탈까? 당신의 하루에 휴식을! 맥심 커피믹스!
리듬타고, 커피타고, 당신의 하루에 휴식을! 맥심 커피믹스!”
박하선이 나와서 일상에서 바쁜 주부의 모습을 보여 준 후, 쉬어가는 시간에 "커피 타고, 쉬어가자!"라며 비스듬히 미끄럼처럼 세워진 커피믹스를 쭈욱 타고 내려온다. ‘타다’라는 동음이의어를 가져와서 ‘커피를 타다’와 ‘미끄럼을 타다’를 연결시켜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코로나로 인해 가족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사회현상을 반영한 광고인 듯하다. 최근 ‘돌밥돌밥(돌아서면 밥하는 일상)’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집콕 생활에 지친 소비자들에게 커피 한 잔과 함께하는 휴식의 즐거움이 이 광고에 나타나 있다고 생각된다.
지구 환경의 중요성은 오래전부터 강조되어왔다. 특히 음식은 우리가 살고있는 자연환경에서 그 원재료를 얻는 당위적 필요성을 갖고 있다. 지구온난화가 커피를 위협하고 있는데, 지구온난화 때문에 커피 재배에 적합한 땅의 고도가 점점 높아진다고 한다. 산등성이로 올라갈수록 재배면적은 더욱 줄어들고, 농부들은 어려워진 환경에서 새로운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또 생산자에게 정당한 대가가 돌아가지 않는 유통시스템, 화학비료와 농약사용, 턱없이 낮은 임금과 노예노동을 방불케 하는 노동환경 등 커피 관련 회사들의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치중한 방법들이 커피 농업을 좀먹고 있다.
우리는 커피 광고를 보면서, 또 커피를 마시며 음식으로서 커피의 사회적 관계까지는 생각을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커피 생산자와 생산 환경, 커피의 지속 가능한 재배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참고도서 및 사이트
1. 홍장선(2019), 커피광고의 문화투영과 대중성(밀레니엄 초기 시기의 광고를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연구 제68호
2. 박수현(2012), 외식업체의 광고·광고모델 속성에 따른 광고태도 및 구매의도에 관한 연구, 관광레저학회(관광레저연구24:p219-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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