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후반에 들어서면서 서구문화라고 하는 것이 세계 여러나라에서 공통적·주류적으로 등장을 하는데, 한국에서 고급문화라고 하면 서양 고급문화를 일컫는 것이었다. 학교에서 서양 고급문화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에 대중문화에 대해서는 굉장히 천시되는 경향이 있었다. 우리의 대중문화는 식민지시기에는 주로 기생(권번)이 무대였고, 해방 이후에는 미군부대, 1970년대에는 호텔지하 나이트클럽을 중심의 공연이 주류를 이뤘다.
그러다가 80년대가 지나면서 대중문화에 대한 시각이 바뀌기 시작한다. 3저 호황으로 인해 중산층이 등장하고 소비문화가 활성화되면서 이때부터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대중문화를 즐기기 시작했다.
산업화 초기의 우리 사회에서는 눈앞의 경제 성장에 치중한 나머지 문화에 대한 관심이 소홀했고, 문화를 향유할 여력도 갖추지 못하고 있었지만 1980년대를 거치면서 이런 경향에 조금씩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문화적 욕구가 커진 배경으로 다음의 요인들을 꼽을 수 있다.
첫째,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경제발전과 관련이 있다. 1980년대 중반 3저 호황(저금리, 저환율, 저유가)과 더불어 경제가 가파르게 성장했고, MY Home으로 상징되는 중산층이 등장했다. 정부의 대중문화 진흥정책(컬러TV), 서울올림픽 개회와 더불어 소비 붐, 여가에 대한 관심과 My Car 붐이 일어나면서 문화에 대한 소비가 증가했다. 더불어 대기업들이 비디오나 영화, 음반같은 문화산업에 진출하기 시작했고, 90년대 초부터는 각종 문화기획과 매니지먼트 사업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둘째, 교육받은 세대의 등장을 들 수 있다. 경제적인 기초위에서 교육받은 세대가 등장하는데, 1980~90년대 청소년기를 거친 세대는 현재까지도 대중문화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경제 성장의 혜택을 누리는 동시에 대다수가 고교를 졸업했으며, 문화를 소비하고 취미를 가질 수 있는 세대로서 지속적으로 대중문화에 관심을 갖고 있다. 그 관심덕분에 현재 TV를 보는 주 시청자는 40대 이상의 세대이며, 그 사람들을 대상으로 많은 방송이 편성되고 있다.
셋째, 우리 사회 성원들의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킨 요인으로 ‘한국사회의 민주화’도 빼놓을 수 없다. 오랜 독재정권이 무너지고 이른바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그때까지 사회 성원들의 관심을 장악했던 정치에 대한 의식이 급격히 옅어지게 된 것이다. 한국사회의 민주화는 젊은이들로 하여금 정치에 대해 이전처럼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경향을 만들어 냈고, 또 표현의 자유가 증가하면서 문화산업이 발달되었는데, 이런 것들로 인해 더욱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게 되었다.
넷째, 마지막으로 꼽을 수 있는 요인은 다양한 매체의 발달이다. TV나 라디오가 전부이었던 시절에는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얻는 문화상품, 또는 스타만 부각되었으나 인터넷의 발달로 게임·만화·에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상품들이 커뮤니티 내에서 유통되어 자신들의 취향을 개발시킬 수 있게 되었다. 젊은층은 유튜브를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중장년층은 TV를 소비함으로 각각 세대별로 서로 다른 문화상품을 다양하게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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