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화석, 지구과학

코리아케라톱스의 학술적 의미 - 이융남박사

seoyeoul 2021. 12. 24. 14:58

각룡류 공룡, 일명 뿔공룡은 그 독특한 머리뼈 형태 때문에 과거부터 많이 연구가 되어 온 공룡이지만 몸뼈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었다. 최근 한국에서 새로운 원시각룡류인 코리아케라톱스가 발견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각룡류의 몸의 형태가 어떠한 진화 과정을 겪었는지 중요한 몇 가지 사실이 밝혀지게 되었다(Lee et al., 2011).

   코리아케라톱스는 경기도 화성시 탄도제방의 전석에서 2008년 발견되었는데 이 제방의 돌은 주로 탄도분지의 채석장에서 채굴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탄도분지의 퇴적층은 하부는 주로 적색의 사암과 실트스톤이 교호되고 상부는 층리가 잘 발달된 응회암질의 암석이 분포한다. 최근 상부지층으로부터 K-Ar과 Shrimp에 의한 저어콘 연대를 얻은 결과 1억 1000만 전, 즉 전기 백악기 Albian의 시대를 얻어졌다.

   코리아케라톱스는 과거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단편적인 공룡뼈의 산출양상과는 사뭇 다르게 많은 뼈들이 제 자리에 articulation 되어 보존되어 있다. 보존된 뼈는 거의 완전한 꼬리뼈와 좌골 그리고 양쪽 아래 다리뼈와 발목뼈, 그리고 발가락 뼈 등이다. 이 공룡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매우 길게 발달한 꼬리뼈의 신경배돌기와 특이한 발목뼈에 있다. 다른 공룡과 달리 발목뼈는 종골(calaneum)이 거골(astragalus)보다 앞뒤로 더 크고 또한 거골의 중간에는 ridge가 발달해 경골을 확고하게 고정하는 특징이 나타나는데 이러한 특징은 다른 어떤 각룡류에서도 보고된 바 없다.

   기존의 각룡류의 계통발생학적 연구는 주로 머리뼈의 특징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왔기 때문에 비록 머리뼈가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코리아케라톱스는 머리뼈와 몸뼈를 통합적으로 분석해서 각룡류의 진화 과정을 밝히는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계통발생학적 분석을 위하여 기존의 data matrix에 새로운 3개의 character를 추가하여 총 136개의 character를 21개의 ceratopsian taxa에 coding 하여 PAUP 프로그램으로 분석한 결과 4개의 most parsimonious tree가 구해졌고 이를 종합한 결과 총 241개의 step을 가진 strict consensus tree(CI 0.672, RI 0.785)가 구해졌다. 구해진 분기도는 각룡류의 진화방향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을 암시하고 있다. Ceratopsidae와 Zuniceratops가 속한 Ceratopsoidea는 13개의 synapomorphy로 통합되는데 이들 대부분의 특징은 몸 크기가 커지면서 몸무게를 지탱하기 위하여 골격이 강건해지는 것과 관계가 있다. 예를 들면 목뼈가 완전히 coosified되어 있다는 점, 팔꿈치뼈 돌기가 확장된 것, 앞발이 거의 뒷발 크기에 근접하고 대퇴골이 정강이뼈보다 더 길며, 발이 짧아지고 compact해진다는 것 등이다. 


   코리아케라톱스는 각룡류의 걸음걸이 변화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커다란 머리의 발달은 무게 중심이 앞으로 가면서 걸음걸이의 변화를 초래하였다는 가정 하에 머리뼈의 길이와 뒷발의 길이 비율을 측정하였다. 그 결과 이족보행은 코리아케라톱스를 포함하여 Cerasinops 보다 더 원시적인 그룹에서 나타나며, 비율 0.4 이하, 그리고 준사족보행은 Graciliceratops, Leptoceratopsidae에서 0.6에서 0.65의 비율로 나타나고, 완전한 사족보행은 더 진화된 Cornosauria 그룹에서 0.7 이상의 수치를 갖고 나타난다. 또한 몸통의 길이는 상대적으로 길어지면서 꼬리는 짧아지게 된다. 이러한 결과는 각룡류의 걸음걸이 변화가 프릴의 발달로 머리뼈가 점점 더 커짐에 따라 이족보행에서 사족보행으로 점진적으로 변화하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머리와 몸이 커짐에 따라 발도 robust한 형태로 진화한다. Metatarsal 즉, 발바닥뼈는 길이가 짧아지면서 더 넓어지며 발가락들도 길이가 짧아지고 두껍게 변하게 된다. Ungual의 형태도 원래 날카로운 발톱모양에서 점진적으로 말굽같은 발톱으로 변해가는데 이 특징은 Coronosauria의 synapomorphy로 각룡류의 완전한 사족보행의 완성과 잘 일치하고 있다. 또한 ungual의 폭이 바로 전 phalange의 폭보다 더 크다는 것은 Udanoceratops, Graciliceratops, 그리고 Coronosauria 만의 특징이다. Ungual 그 자체도 길이가 폭보다 길었지만 진화하면서 폭이 상대적으로 커지게 된다. 이 모든 것들은 걸음걸이의 변화로 수반된 발의 형태적 변화들이다.

   따라서 코리아케라톱스의 발견은 단지 우리나라에서 새로운 각룡류 공룡이 발견 되였다는 사실을 넘어 각룡류 진화사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비록 우리나라에서 공룡뼈 산출이 외국처럼 풍부하게 산출되고 있지는 않지만 그 어떤 발견도 고생물학적으로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화석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된다.    
    
  참고문헌 
  Lee, Y.-N., Ryan, M. J., and Kobayashi, Y. 2011. The first ceratopsian dinosaur from South Korea. Naturwissenschaften 98:3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