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생활/나의 이야기

돈이 있어도 표를 살 수 없는 네덜란드 역.

seoyeoul 2009. 11. 23. 20:17

오늘은 한국에서 출장오시는 분을 태우러 스키폴 공항에 가야하기 때문에 지인아빠가 예배에 참석을 할 수 없다.

예배 시작은 오전 11시 40분이고, 우리는 교회에 11시 10분까지 도착해야 한다(아이들이 찬양단을 하기때문에)

한국에서 오는 비행기는 12시 10분 도착이란다.

아침에 우리들을 교회에 데려다 주고, 공항으로 가서 그분들을 호텔에 데려다 주고 다시 우리를 데릴러 오기로 했다.

오전 예배 끝난 후 오후 1시가  넘어서 전화해 보았더니,  비행기가 연착이 되어서 아직도 안나오고 있단다.

오후  2시 40분경에 전화했더니,  이제 태우고 가는데 호텔까지 20여km남았다고 했다.

다시 우리를 데릴러 오려면 4시는 되어야 할 것 같아서..

그냥 기차타고 갈테니 집에가서 쉬라고 했다.

3시 30분 넘어서  교회에서 출발해서  Rotterdam Alexander역으로 갔다.

가는 동안 어찌나 바람이 불던지...

지인이는 계속 기침을 하는데,  걱정이 된다.

지영이는 이렇게 집에 돌아갈 것을 생각못하고, 옷을 얇게 입고 나와서 몸으로 바람이 다 들어간다.

모두들 있는데로 움츠리고 걸어서 역에 도착.

표를 사려고 보니, 표를 사는 곳(창구)이 없다.

자동판매기에서 표를 구입해야 한다.

우리는 핀카드도 없는데..

(원래는 내가 가지고 다녔었는데,  지인아빠 공항주차료를 내는데 필요할 것 같아서 아침에 지인아빠에게 주었다)

다행히 지인이가 한국비자카드 있다고 해서..

그런데, 그것도 안된단다.

우리동네 역은 비자카드는 되는데...

어떻게 해야하나??

지인이더러 로테르담 중앙역까지 가서 표를 끊어오면 어떠겠냐고 했는데...

짜증을 낸다.

아빠는 다른사람 태우러 가서, 우리를 기차타고 가게 하더니..

이제 그것 마저 안되게 생겨서,  이곳에서 오도 가도 못하게 되었다고..

별 말이 없는 지영이 마저 신경질이 나나보다.

하긴, 그럴만도 하다.

10월이 지나면 오는 사람들이 없을 거라고 하더니..

이곳에 출장오는 사람들은 나름 잘난사람들일텐데..

자기들이 알아서 해야되는 것이 아닌지??(지인아빠가 해주고 싶어서 그럴지도 모른다.^ㅡ^)

호텔예약해 주고, 차 렌트에다  운전사, 식당아즘마까지...

자기네는 한번다녀가는 것이지만,  이곳에 있는 사람은 오는 사람마다 계속인데...

안해주면 섭섭하다고 할테고...

회사 게시판에다 이곳에 도우미센터 개업했다고 쓰고 싶다.

장사가 되려나!!

이 곳에 사는 동안은 계속 그럴 것 같은데...

확실하게 얘기해야 할 부분인듯.

(지인아빠가 절대 얘기할 사람이 아니다.  나만 속터지지~~)

하여간, 오후 4시 20분에 아빠에게 다시 전화했다.

지금이라도 출발해서 데릴러 오라고...

선택의 여지가 없기에,  지인아빠도 지금 출발하겠다고..

갑자기,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비가 쏟아진다.

이 나라에 살면서 이렇게 비가 많이 오는 것은 처음이다.

이 역에는 앉아있을 곳도 마땅치 않은데..

한 시간 기다려서, 아빠가 도착했다.

아이들은 아빠에게 한마디 하겠다고 벼르고 있는데..

절대로 그렇게 하지말라고..말렸다.(내가 하겠다고 했다)

본인도 짜증날텐데..(그리고, 어제 오늘 운전을 너무 많이해서 힘들기도 할테고..)

차 있는 곳까지는 비를 맞고 뛰어야 한다. 

열심히 뛰어서 차를 타고, 

추운곳에서 떨어서 그런지 아이들은 차를 타자마자 꿈나라로~~~(다행이다.  아빠에게 잔소리를 엄청 해 댈텐데..)

나도 그냥 한마디만..

'다음에 이런 일을 또 하게 생겼으면,  기차타고  나가서 데려다 주라'고...

본인도 오늘은 미안한지, 아무말도 안한다. 

우리 남편이 아무 말도 안하는 것은 내 말에 수긍을 한다는 뜻 임.

오늘은 지인이가 저녁당번인데..

자기는 힘들어서 못한다고, 아빠랑 바꿔서 하자고 하니까 지인아빠는 그러자고...

집에 오자마자 옷도 못 갈아입고,  삼계탕할 것을 압력밥솥에 넣고 가스불을 켰다.

한 3-40분 푹 익혀서..

아이들을 불렀다.  "밥 먹~자"

아래층에 내려와서, 아빠는 자고있고 내가 상차리는 것을 보더니

(지인아빠는 삼계탕 하는 것 옆에서 도와주더니...  바로 쇼파에 누워서 잠이 들었었는데,  밥먹으라고 할 때까지 못 일어나고 있었다)

 왜  엄마가 하고 있냐고!!

아빠가 요리는 다 하고, 엄마는 그릇에 담고있는 거라고!!

 

에~구,

오지랖넓은 남편때문에 나도 힘든데,

중간에서,

 딸 년들 비위도 맞춰야 하고..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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