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생활/나의 이야기

아버지로 부터 온 전화

seoyeoul 2010. 3. 15. 21:50

아버지께서는 좀처럼 전화를 안 하시는데,

아침에 아버지께서 전화를 하셨다.

다 들 잘 지내고 있냐고...

 

아이들도 학교에 잘 다니고,

사위도 회사에 잘 다니고,

뭐 별 특별한 일이 없다고..

 

아무 일도 없으면 괜찮은 것이지~~  그러면서..

끊으시려다가

한마디 하신다.

 

혹시,

그 나라는 지진이 일어났다는 말은 없냐고??

바다보다 낮은 나라라고 하던데,

만약에 지진이 일어나면 꼼짝없이 바다에 빠지는 것 아니냐고...

그러면서, 빨리 시간이 흘러서 한국으로 돌아와야 할텐데... (한국은 안전하다고 생각하시나보다~~)

걱정 스러운 목소리로 말씀하신다.

 

전화해서 하고 싶은 말이 지진얘기 였던 것 같은데,

빙글 빙글 돌리다가 끊기 전에 한 말씀 하신다.

걱정을 안~고 사시는듯.

 

이렇게 나와있으니까 좋은 점도 있다.

표현에 서투르기는 하지만  아버지의 사랑스런 전화도 받고.. ㅎㅎ

 

아버지와 통화 해서 친정소식은 들었으니까

시댁의 소식도 궁금해서 전화를 했다.

마침 어머니께서 받으시고, 이런저런 안부를 물었다.

가까이 있는 자식들도 전화 한 통 없는데.. 

멀리있는 네가 전화를 제일 많이 한다고 좋아하셨다.

어머니께서 좋아하시니까 나도 좋다.

 

하긴,

나도 이 곳에 와서는 한국보다 전화를 훨씬 많이 하는 것 같다.

내가 가 볼 수도 없고,(차비가 없어서 ㅋㅋ) 

어머니께서는  궁금해 하실 것 같아서...

 

그런데,

어머니께서도 우리 친정아버지와 똑 같은 질문을 하신다.

그곳은 지진에 안전하냐고!!

 

어른들의 생각은 똑 같은 듯하다.

자나깨나 자식 걱정~~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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